이번 실수는 뼈아프다. 2월 14일 경 GC 골드의 매수 신호가 떴다. 하지만 그때 한국, 미국 등 모든 주가지수는 상승 중이었고 상관관계(correlation)상 위험자산인 주식이 오르고 있으면 안전자산인 골드는 가격이 내려야 했다. 혹시라도 골드가 당시 형성 중인 symmetrical triangle(삼각형 패턴)을 위로 뚫고 나갈지라도 그것은 false breakout(가짜 돌파) 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과는 위의 차트에 나와있다. 골드는 엄청난 기세로 target price까지 단 며칠만에 올라갔으며 주식은 며칠 후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왜 나의 트레이딩 시스템이 신호를 주었음에도 나는 왜 들어가지 않았을까? 어떤 부분에서 실수를 해서 이번 수익을 놓쳤을까?
현재의 시장 vs 기존 지식
시스템(전략) 신호 vs 나의 다른 포지션
1. 자신의 전략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단타 전략인가? 장타 전략인가?
단타로 시작했지만 장타로 끌고가다 손실로 마무리되지 않는가?
돌파 전략인가? 평균회귀 전략인가?
돌파할 때 매수했는데 돌파지점을 하방으로 뚫고 나니 다시 올라가기를 기다리는가?
기술적 분석인가 기본적 분석인가?
기술적 분석으로 들어갔는데 펀더멘탈이 좋다고 존버하는가?
현재 내가 사용하는 시스템은 가격 패턴을 활용한 돌파 전략이다. 돌파하면 진입하고 돌파를 실패하면 나오면 된다. 이 단순한 지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매크로를 따지기 시작하고 뉴스에 반응하고... 지금 사용 중인 전략의 철학에서 벗어나는 범주라면, 노이즈로 취급하라.
2. 전략의 특성에 맞게 진입부터 청산까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전략이 무엇인지 알았으면 그 전략의 특성과 철학을 진입부터 청산까지 일관성 있게 지켜야 한다.
단타의 타임프레임에서 진입했는데(예: 분봉) 장타의 타임프레임에서 손절을 잡았는가(예: 일봉)?
돌파 전략에서 돌파를 실패했는데, 진입한 방향으로 좋은 뉴스가 나와서 조만간 갈 거라는 희망으로 손절 없이 존버를 하는가?
기술적 분석에 입각하여 차트를 보고 진입했는데 손실권에 접어들면서도 펀더멘탈이 좋아 언젠가 올라갈 거라고 희망고문을 하는가?
일단 진입을 하면 청산까지 끝까지 시스템의 룰을 따라라. 해당 전략에서 고려하지 않는 부분을 자의로 첨가하는 순간 그것은 트레이딩이 아니라 도박이 된다.
3. 자신의 다른 포지션이 전략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
나는 투자자산의 1/3은 국내 주식 1/3은 해외주식 1/3은 해외선물 그리고 아주 약간의 크립토를 운용하고 있다. 해당 시점에 나의 국내 주식과 해외주식에 대한 노출도는 90%가 넘었고, 나의 포지션이 말해주는 것은 리스크 온(risk on) 즉 주식-위험자산은 계속 상승한다는 베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의 매수 신호가 나왔고 나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번 신호는 false breakout(가짜 돌파) 일 거야'
'위험자산이 이렇게 계속 올라가는데 안전자산인 금이 올라갈 수가 없지'
나의 다른 포지션에 나의 해외선물 트레이딩 시스템이 영향을 받은 것이다. 금, 채권에서 시스템상 매수 신호가 나왔지만 , 매수를 한다면 내가 들고 있는 다른 포지션(주식)이 가야 되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내가 베팅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부에서 혼란을 일으키며 결국 시스템을 무시하고 기존의 포지션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머릿속에서 합리화한 것이다.
전략에서 멘탈까지 일관성과 통합성은 매우 중요하다. 기존 지식보다는 현재의 있는 그대로의 시장을, 나의 다른 포지션을 위한 합리화보다 시스템의 신호를 항상 우선시해야 한다.
댓글